노션으로 환묘 케어하고 물품 재고 관리하기

노션으로 재고 관리 페이지 만드는게 궁금하면 >3번<으로 가세요

 

0. 기록 이전

우리 랑이는 신부전을 앓은지 어언...4년..5년됐나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나네 뭐 아무튼

기간 자체는 오래됐지만 몇달 전까지만 해도 주기적인 검진과 한두가지 보조제, 처방사료 외에 특별한 관리를 해주지는 않았다

왜냐면 수치가 몇년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고 그 수치 자체도 정상에서 약간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정상 병원 세네군데를 꾸준히 다녔지만(동네병원, 2차병원, 치과) 보조제를 먹이는 것도 괜찮겠다 정도의 얘기만 나왔지 꼭먹여야 한다거나 뭔가 처치를 해야한다거나 하는 얘기는 없었다

심지어 내가 먼저 이런거 저런것도 먹일까요? 피하수액을 할까요? 물어보는데도 아직은 애가 스트레스 안받는게 더 중요하니까 과한 처치는 하지 말라던 얘기를 더 많이 들었음

인터넷보다는 수의사들...그것도 대여섯명의 전문가가 말하는데 나는 그걸 믿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때 선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음

 

각설하고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하루에 7~8종의 약, 보조제, 영양제를 먹이고 피하수액 150ml씩을 해주고 있다

양호한 상태로 유지되던 수치가 한달만에 갑자기 4기로 뛰었기 때문

사실 신장 모양은 진작에 망가져있었고 검진을 받을 때마다 매번 수치가 이렇게 괜찮은게 신기한 정도라며 언제든 갑자기 확 나빠질수 있다고 경고를 받았던 터라 막 세상이 무너질 것 같고 그러진 않았다

절망적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 올게 왔구나... 뭐 이런 심정이었음

그게 딱 두달 전이었다

 

두달 사이에 한두개던 랑이 약은 순식간에 10개까지 불어났고 어떤건 아침공복약 어떤건 저녁약 어떤건 하루 두번..

눈이 핑핑 돌아가기 시작했다

매일마다 이건 먹였고 저건 이따가 캡슐링 해야하고 수액은 몇미리 놔줘야하고... 중얼거리다가 그냥 기록을 시작했다

내가 기록충이라는 사실이 이렇게 다행일수가 없었음

 

 

 

1. 카페에 게시글 하나 파서 기록

 

거의 뭐 숨쉬듯이 들어가는 곳이라 들어간다는 의식 없이도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기록할수 있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필요 없는게 장점이었지만 다음카페 특성상 오타라도 수정했다간 댓글쓴 시간도 수정돼서....

내가 몇시에 무슨 행동을 했는지 나중에 확인이 힘든게 너무 큰 단점이었다

나중엔 대략적인 시간을 함께 기록하기도 했지만 정확한 시간 확인은 여전히 불가능했고,

어쨌거나 사이트에 접속을 해야하기 때문에 종종 인터넷이 느린 상황이나 사이트 자체가 버벅거릴땐....문제가 있었다

 

 

 

2. time tracker 어플(aTimeLogger) 및 재고관리 어플(Portable inventory) 사용

사이트에 기록을 한지 한달정도 지났을 때 타임 트래커 어플을 설치했다

정확한 시간 기록과 편리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고 사실 이것도 상당히 괜찮았음

핸드폰 홈화면에 위젯을 꺼내두고 그냥 툭툭 누르기만 하면 알아서 기록되는데다가 메모도 남길 수 있고 인터넷도 필요 없었다

케어 기록만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나는 다른 욕심이 생겼다

그건 바로 랑이가 먹는 약과 수액, 나비침 등등 각종 물품들의 재고를 한번에 파악했다가 미리미리 구매하고 싶다!는 욕심

 

그래서 추가한게 재고 관리 어플이었다

 

초기에 숫자만 제대로 등록해두면 터치 한번 할 때마다 재고가 1씩 줄어들어 입력이 편했다

숫자변경 이력이 쌓이기 때문에 실수로 터치하거나 재고를 채우는 것도 알수 있었다

하지만......일단 얘는 위젯이 없었고...

케어 이력에 따라 자동으로 재고가 줄어들면 편할텐데 두가지를 별개로 관리해야 한다는것도 너무 번거로웠다

이런거 신경쓸 시간에 그냥 랑이 밥이나 한입 더 먹이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3. 결국 노션

신기하게도 저 생각을 하기 며칠 전, 우연히 노션에 대한 글을 읽었다

이전에도 노션을 사용하고 있긴 했지만 거의 블로그 게시글처럼 데이터베이스도 딱 그 페이지에서만 사용하는 정도의 낮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그 글의 댓글에 노션의 꽃은 관계형과 롤업이라는 내용이 있는게 아닌가

흥미가 생겼으면 당장 해봐야하는 나는 독서기록 페이지에 관계형을 파바박 적용해버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거....그냥 RDB잖아...?

물론 여러모로 다른점이야 있었지만 '관계형'이라는거 자체가 간단하게 말해서 걍 PK FK로 엮어버리는거 아닌가

개념이 생소한 것도 아니고, 방금 한번 해봐서 사용법도 알겠고, 사용할데가 없는것도 아니고

ㅇㅋㅇㅋ가보자고

 

3-1. 재고 디비 만들기

 

간단하게 구분이랑 제품명, 시작수량, 단위를 컬럼으로 넣었다 사진엔 단위가 잘려서 안보임

현재 재고를 파악해서 시작 수량을 적고 단위는 뭐..굳이 없어도 될 것 같지만 보기 편하려고 넣었음

 

3-2. 재고 사용 디비와 재고 보충 디비 만들기

 

어려울거 없이 그냥 뚝딱뚝딱 만들었다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다면 네이버나 구글에 '노션 관계형' 검색하면 방법이 쏟아지니 참고...

아무튼 랑이 케어 이력의 사용물품 컬럼과 물품 구매 이력의 구매품목이 재고 현황과 이어지는 부분

 

3-3. 재고 디비에서 수량 파악하기

보충 내역과 랑이 케어 내역은 관계형 컬럼을 만들때 자동으로 생성된다

보충 수량은 물품 구매 이력의 구매 수량을 그대로 가져왔고, 사용 수량이 조금 만들기 번거로웠음...

수액은 약 3일에 한번 새 팩을 뜯게 되고, 철분제도 소분해서 먹이기 때문에 이틀에 한 알을 사용하게 되는데

둘 다 매일 사용/급여하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연동해야할지 약간 고민을 했다

그래서 추가한게 랑이 케어 이력의 맨 오른쪽 체크 컬럼!

새 제품을 사용할 때만 체크를 하고, 사용 수량에서는 체크 표시가 몇개인지 카운트 하도록 설정했다

 

3-4. 그래서 재고가 몇개인데요

처음엔 되게 간단하게 생각했다

시작 수량에서 보충 수량 더하고 사용 수량 빼면 되는거 아님? 하고

물론 기본적으로는 그게 맞긴 한데...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위장 문제로 지아이캄을 급여중인데, 얘는 1회 급여량이 0.5g이다

1g이 아님.....ㅎ

쫑이도 아침저녁으로 지아이캄을 급여하기 때문에 둘을 합치면 한번에 1g, 하루에 2g을 사용하게 되지만 그건 별 문제가 없을 때의 얘기고...

캡슐링한 알약을 먹이다가 캡슐이 녹아서 그대로 폐기한다거나 급여 직후에 구토를해서 다시 먹인다거나 하는 상황이 가끔씩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게 안일하게 체크했다간 재고 관리를 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대충 할거면 케어 이력은 왜 기록하고 재고 관리는 왜 하냐???

 

케어 이력에서 입력하는 부분을 건드릴까 하다가 모 과장님이 했던 말이 퍼뜩 생각났다

-연아, 파라미터 보낼때 계산하지 마...계산하는 데서 계산하고 출력하는데서 출력하고 구분을 해야 보기가 편해... 어쩌고

그게 어떻게 딱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재고 컬럼 수식이 엄청 간단해서 건드리기 싫었던건데, 그 말이 생각나자마자 그냥 재고 컬럼 수식에 조건을 추가했다

if(제품== ~~~ 사용수량) 부분이 수정한 조건

건드리기 싫었던게 민망할정도로 짧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식은 뭐...굳이 거창하게 개발공부한 사람 아니더라도 엑셀 써봤으면 다들 쉽게 사용할것같으니 설명 생략

그리고 내가 대체 뭘 잘못 입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에 시작 수량 + 보충 수량 - 사용 수량 했더니 계속 에러가 나서 결국 sum을 썼던게 기억나는 부분...

그러면 이제 알아서 재고 계산은 잘 되고 있고

여기서 멈춰도 괜찮았겠지만 나는 하나를 더 추가했다

 

3-5. 구매가 필요합니다

재고를 굳이 파악하는 이유가 무어냐

없으면 구매해야하니까 그런 것 아닌가?

그러면 재고 없다고 알려주는 컬럼이 있으면 더 좋겠지...?

 

제품별로 약 일주일가량 여유분을 계산해 기준 컬럼을 만들었다

재고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구매 필요 문구가 출력되도록 컬럼을 하나 더 추가하고

수식은 매우 간단하다

눈에 잘 띄라고 굵은 글씨랑 빨간색을 좀 더 추가해 줬을 뿐

 

데이터는 잘 나오고 있으니 이제 쓸데없는 컬럼을 숨기고 메인페이지에 출력하면!

끝이다

 

 

4. 하위 항목 사용해서 케어 이력 작성하기

한번에 물품 하나씩만 사용하면 참 좋을텐데

위에도 썼지만 랑이는 하루에 피하수액을 150ml 맞는다

그얘기인즉슨 주사기를 하루에 세개 쓴다는 것....

50ml씩 8시간 간격으로 놔주면 좋겠지만 한국인의 스케줄이라는게 그게 힘들기 마련이고

내가 선택한건 아침 60ml, 저녁 90ml로 나눠주는 것

그러다보면 아침엔 주사기를 1개 저녁에는 2개를 쓰게 된다

그렇다면 재고를 어떻게 체크하느냐.... 꼬박꼬박 2개를 쓴다면 지아이캄처럼 수식을 건드리면 되겠지만 이건 하나였다 두개였다 이러니까 그렇게 일괄적용을 하기도 힘들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쉽게 가기로 함

체크를...두 번 하면 되잖아...?

굳이 2를 넘길 필요 없이 1을 두번 넘겨주면 됨

 

하지만 하나의 처치에 포함된 내역이기 때문에 하위항목을 활용해야 했다

번거롭긴해도 별 문제 없이 케어기록+재고관리 완

 

이제 여기까지 했으면 이제 완벽하다!!!!싶었는데

나는 귀차니즘이 매우 심한 사람이고...이제는 이 내역을 하나하나 입력하는게 귀찮아졌다

더 편해졌으면 좋겠어!

그래서 더 찾아보고 있는게 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